전통약재

칡뿌리(갈근)의 해열 및 항산화 효과 연구

reboot2000 2025. 9. 29. 06:28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칡뿌리

산길을 걷다 보면 덩굴처럼 뻗어 나가는 칡을 쉽게 볼 수 있다. 뿌리 부분은 땅속 깊이 자리 잡아 굵고 단단하게 자라는데, 예로부터 이 칡뿌리를 ‘갈근(葛根)’이라 부르며 약재로 사용해 왔다. 『동의보감』에서는 갈근이 열을 내리고 갈증을 줄이며, 목이 뻣뻣한 증상을 완화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예전에는 여름철 더위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거나 열이 날 때 칡뿌리를 달여 마시곤 했다. 칡즙을 마시면 시원하면서도 갈증이 가시는 느낌이 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구황식물이나 음료 재료로만 여겨지던 칡뿌리가 사실은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전통 약재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셈이다.

 

칡뿌리(갈근)의 해열 및 항산화 효과 연구


칡뿌리에 들어 있는 특별한 성분

현대 연구는 칡뿌리의 효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성분을 밝혀냈다. 대표적으로 푸에라린(puerarin), 다이드진, 제니스테인 같은 이소플라본 성분이 있는데, 이들은 우리 몸속에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항산화란 쉽게 말해 몸속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줄여 세포 손상을 막는 과정이다. 덕분에 칡뿌리는 노화를 늦추고 혈액순환을 돕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된다. 특히 푸에라린은 혈관을 확장해 뇌로 가는 혈류를 늘려 주기 때문에 두통이나 어지럼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도 있어 체온이 과도하게 오를 때 열을 내리는 효과와 연결된다. 결국 칡뿌리에 들어 있는 성분들이 전통적으로 알려진 해열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열쇠가 되고 있는 셈이다.


실험으로 확인된 해열과 항산화 효과

실제 실험에서도 칡뿌리의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칡뿌리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체온이 내려가고, 염증 반응이 줄어든 결과가 보고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고지방 식이를 한 동물에게 칡뿌리를 먹였더니 체중 증가가 억제되고 간 손상이 줄어들었으며, 항산화 효소의 활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인체 실험은 아직 많지 않지만, 소규모 연구에서 칡뿌리 음료를 꾸준히 섭취한 성인들이 항산화 지표가 좋아지고 피로와 두통이 완화된 결과가 확인되었다. 물론 이런 연구들은 아직 초기 단계라서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이 일치하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간요법에서 경험적으로 알던 효과가 실험실에서도 재현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칡뿌리(갈근)의 해열 및 항산화 효과 연구

 

앞으로 기대되는 칡뿌리의 활용

칡뿌리는 흔하게 자라는 식물이지만 그 가치가 점점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건강 음료나 차로만 소비되던 칡이 앞으로는 항산화 보조제나 해열제의 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까지의 연구는 동물 실험이나 소규모 임상에 국한되어 있어,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칡뿌리의 성분 함량은 재배 지역이나 가공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도 중요하다. 이런 연구들이 뒷받침된다면 칡뿌리는 단순한 전통 식재료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능성 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칡뿌리가 현대인의 건강을 지키는 소중한 자원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